코카콜라는 이야기꾼을 자처하는 브랜드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회사와 소비자를 끈끈하게 연결하려던 노력이 탑 브랜드로 성장한 비결 중 하나죠. 그 기저에는 은밀하면서도 위대한 전략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난 2011년 발표한 ‘콘텐츠 2020’이 그것이죠.
바야흐로 디지털 전환의 시대, 오늘날 세상을 이끄는 건 소위, 빅 테크 기업들입니다. 지난 2020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The World’s Most Valuable Brands 2020)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죠. 1위 애플부터 5위 페이스북까지 기술 기업들이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이 바로 코카콜라예요. 이는 코카콜라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달달한 음료 하나로 정보통신기술의 정점이라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그들이 가진 마케팅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업계의 기준을 제시해왔죠. 최근 이커머스 마케팅의 절대 도구인 ‘쿠폰’을 처음 시행했던 곳도 바로 이들이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도 마찬가지죠. 자사의 웹사이트 ‘코카콜라 저니’ 같은 곳은 브랜드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가 될 정도니까요. “향후 목표는 언론 보도자료를 없애버리는 것”이라는 선포까지 했을 정도로 자신감이 충만합니다.
코카콜라는 콘텐츠에 진심인 기업입니다. 소위 ‘콘텐츠 엑설런스(Content Excellence)’라는 개념 아래, 독특하고 차별적인 콘텐츠 전략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왔죠. 오늘 소개할 ‘코카콜라 콘텐츠 2020’은 그 위대한 여정의 밑그림과도 같습니다. 향후 10년 간 코카콜라가 펼쳐 갈 콘텐츠 전략의 나침반이자 지침서였죠. “보다 큰 성공을 위해서는 보다 풍성하고 비옥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목표를 전제로 세부적인 비전과 미션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세 가지 챕터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chap 1. 차별화 콘텐츠의 핵심 키워드 ‘Liquid’와 ‘Linked’
첫 번째 챕터는 코카콜라에서 정의하는 차별화된 콘텐츠, 즉 콘텐츠 엑설런스(Content Excellence)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들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물 흐르는 듯한 유동성(Liquid)과 한 없이 개방된 연결성(Linked)이죠. 이들은 우수한 콘텐츠는 전염되는 특징을 갖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당시 코카콜라의 글로벌 광고 전략부장을 맡고 있었던 조나단 밀덴홀(Jonathan Mildenhall‧현 ‘21세기브랜드’ 회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가 개발한 스토리텔링 모델은 모두 우리 브랜드 스토리로 시작해요. 하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만드는 브랜드 스토리보다 소비자가 만드는 브랜드 스토리가 더 많죠. 브랜드 스토리가 유동적으로 흐르고 연결되어 지속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겁니다.”
조나단이 설명하는 브랜드 스토리는 세 가지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비즈니스의 목적, 브랜드의 가치, 그리고 고객의 관심사죠. 이 세 가지가 연결되면 대화가 유발됩니다. 이는 곧 화젯거리가 되고, 대중문화의 틈바구니 속으로 침투합니다.
결국 관건은 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스토리를 창조하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관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브랜드는 일 년 365일, 24시간 내내 고객들을 관찰하며, 자신들의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고객들 사이의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대화의 결에 맞춰서 적절하게 액션 혹은 리액션을 취하죠. 그게 바로 코카콜라가 지난 10년 동안 한 일입니다.
Chap 2. 콘텐츠를 통한 변화의 실제를 확인하라
두 번째 챕터는 콘텐츠가 만드는 변화를 위한 액션 플랜에 대한 내용입니다. 영상에서는 세 가지를 얘기하고 있는데요. 가장 원대한 목표가 가장 먼저 언급되죠. 바로 ‘콘텐츠를 통해 코카콜라를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콘텐츠 2020’ 전략이 얼마나 확신에 찬 포부인지 잘 보여줍니다. 코카콜라처럼 이미 거대한 기업을, 콘텐츠 마케팅을 수단 삼아 두 배로 키워내겠다고 선포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겠죠.
그다음은 소통의 확산입니다. 자사의 창의력이 퍼져나가도록 하는 것이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코카콜라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고,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 속으로 자사의 브랜드를 침투시키는 것입니다. 코카콜라의 콘텐츠가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는 쪽으로 특화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코카콜라 같이 세계적인 기업은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에 힘쓴다고 해서 기존 광고 등을 갑자기 중단할 수는 없죠. 대신 그들은 기존의 모든 마케팅 전략, 즉 광고, 프로모션, 이벤트 등의 방향성을 콘텐츠 마케팅이 나아가고자 하는 쪽으로 통일시켰습니다. 콘텐츠가 코카콜라와 산하 브랜드의 모든 마케팅 활동을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는 통로가 된 것이죠. 이를 통해 광고 같은 ‘인스턴트 스토리’조차 브랜드 스토리라는 큰 틀 안에서 조화로이 어우러질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은 기술의 활용과 분배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성취로 등장한 앱이나 플랫폼 등은 수요자 중심의 경제 체제를 만듭니다. 코카콜라 입장에선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죠.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유동성과 연결성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코카콜라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테크놀로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채널을 통하면, 자사의 스토리텔링을 보다 감성적으로 접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chap 3. 스토리텔링은 진화해야 한다
세 번째 챕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스토리텔링의 진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를 요약하면 일방향(one-way) 스토리텔링에서 다이내믹(dynamic) 스토리텔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코카콜라가 정의하고 있는 다이내믹 스토리텔링은 일관성을 갖춘 스토리가 의도된 목적에 맞춰 동시다발적으로 흩뿌려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확장된 시스템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이에 해당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연속적인(serial) 스토리텔링 ▲복합적인(faceted) 스토리텔링 ▲잘 퍼지는(spreadable) 스토리텔링 ▲몰입과 발견이 있는 (immersion&discovery) 스토리텔링, 그리고 ▲소속감 있는 스토리텔링(engagement through)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잘 알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야말로 모든 가족, 공동체, 문화의 중심이라는 걸 말입니다. 이들이 지난 125년 동안 콘텐츠에 그토록 집중했던 이유입니다. 이들의 출사표와 같은 ‘콘텐츠 2020’이 장황한 설명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조나단 밀덴홀의 이 한마디 말에 코카콜라의 10년 대계가 담겨있는 것이죠.
“우리는 오디언스에게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대중문화의 지분을 크게 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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